글로벌 가상자산 거물들, 한국 시장으로 집결… a16z 지사 설립부터 기관 스테이킹 인프라 구축까지

글로벌 가상자산 거물들, 한국 시장으로 집결… a16z 지사 설립부터 기관 스테이킹 인프라 구축까지

최근 글로벌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한국 시장을 향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 거물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서울에 첫 사무소를 개설하는가 하면, 글로벌 스테이킹 기업 에버스테이크(Everstake)는 한국 최대 커스터디 업체인 코다(KODA)와 손잡고 기관 전용 서비스 출시에 나섰다. 이는 한국 내 가상자산 사용자의 폭발적인 증가와 규제 환경의 성숙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아시아 확장의 교두보가 된 서울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가상자산 부문인 ‘a16z 크립토’는 아시아 시장 확장의 일환으로 서울에 첫 사무소를 설립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a16z 측은 한국을 포함해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 아시아 전역에서 온체인(Onchain) 사용자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한국은 성인 3명 중 1명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보급률이 높으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가상자산 시장 규모를 자랑한다는 점이 이번 결정의 핵심 배경이 되었다.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4개의 펀드를 통해 약 76억 달러(한화 약 10조 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하며 앱토스(Aptos), 대퍼랩스(Dapper Labs), 유가랩스(Yuga Labs) 등 수십 개의 유망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지원해 온 업계의 ‘큰 손’이다. 이번 서울 사무소 개설을 통해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돕고,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및 커뮤니티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지 전문가 영입을 통한 밀착 지원

이러한 확장을 이끌 적임자로 a16z는 모나드(Monad)와 폴리곤(Polygon)에서 APAC(아시아태평양) 리드를 역임한 박성모 대표를 선임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창업자 및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며 시장 연결성을 강화하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반의 가상자산 도입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매니징 파트너 앤서니 알바니즈는 “이번 확장은 우리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아시아에서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시장 진출(GTM)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 역시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a16z 크립토는 뛰어난 창업자들에게 단순히 자본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혁신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그동안 쌓아온 네트워크와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자들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고 지역적 맥락을 이해하여 스케일업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규제 준수 기반의 기관용 스테이킹 서비스 등장

투자 시장의 활성화와 더불어, 기관 투자자를 위한 인프라 구축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글로벌 비수탁형 스테이킹 제공업체인 에버스테이크는 한국디지털에셋(KODA)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KB국민은행과 해시드(Hashed)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KODA는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86%를 차지하고 있는 압도적인 1위 사업자다.

이번 협력은 2025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가상자산 규제 환경이 긍정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은행 및 핀테크 기업들의 블록체인 생태계 참여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이루어졌다. 양사는 국내 금융 기관과 기업들이 투명하고 규제를 준수하는 방식(Compliant way)으로 스테이킹 수익에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신뢰도와 기술력의 결합

협약에 따라 KODA는 자사의 브랜드로 운영되는 전용 노드를 출시하게 되며, 실질적인 운영은 에버스테이크의 화이트 라벨 기술이 뒷받침한다. 에버스테이크는 전 세계 80개 이상의 지분증명(PoS) 네트워크에서 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약 7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지원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특히 99.98%의 업타임과 SOC 2, ISO 27001 등 글로벌 보안 인증을 획득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까다로운 한국의 금융 컴플라이언스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적합하다는 평가다.

조진석 KODA 대표는 “한국의 기관들은 신뢰성, 규제 준수, 그리고 완전한 투명성을 요구한다”며, “에버스테이크의 인프라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최고 수준으로 충족시키기 때문에 파트너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에버스테이크의 공동 창립자 보단 오프리슈코 또한 “우리의 운영 경험과 KODA의 규제 전문성을 결합해 한국 시장에 안전한 스테이킹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글로벌 자본과 인프라 기술이 한국으로 속속 유입되면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단순한 거래 중심을 넘어 제도권 금융 수준의 서비스와 생태계 확장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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