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분기 한국과 미국은 무역 협정 마무리를 목표로 하면서, 대규모 투자 약속과 구매 계약을 통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양국 정상 간의 긴밀한 소통과 구체적인 경제 협력 성과는 한미 동맹의 깊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으며, 특히 글로벌 조선업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강화되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과 3500억 달러 투자 계획
2025년 3분기 한미 관계의 가장 큰 특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 행정부 간의 활발한 교류였습니다. 지난 7월 31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1500억 달러는 조선업 분야에 집중 투자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약속은 이재명 대통령의 8월 방미를 통해 구체화되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기술 공급망, 배터리, 제약, 항공,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미국 기업들과 계약을 체결하며 한미 경제 관계의 견고함을 과시했습니다. 또한 8월 말 두 정상은 공식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 협정의 세부 조건을 논의했으며, 이에 앞서 양국은 미국 시장에 수입되는 한국산 제품에 대해 15%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외교 및 경제 협력의 구체적 성과
3분기 내내 양국 간 고위급 회담은 쉼 없이 이어졌습니다. 9월, 이재명 대통령은 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여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3500억 달러 투자 펀드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며칠 뒤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과 베센트 장관의 회담이 이어졌고, 9월 30일 양국은 외환시장 개입 정보 공유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잠재적인 통화 스와프 협정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같은 기간 뉴욕에서는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이 3자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들은 미국의 확장 억제 공약, 안보 협력, 북한 비핵화, 공급망 회복력, 핵심 신흥 기술 등 광범위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외에도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의 관세 및 투자 논의, 한미 비즈니스 여행 및 비자 실무 그룹의 첫 회의 등 다양한 채널에서 실무 협의가 진행되며 양국 간 협력 체계를 공고히 했습니다.
미중 갈등 속 한국 조선업의 약진
글로벌 조선 시장이 전반적으로 냉각기에 접어든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는 시장 점유율을 눈에 띄게 회복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의 조선업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대중국 항만세 도입을 앞두고 나타난 현상으로, 한국 정부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중국의 세계 신조선 수주 점유율은 약 74.5%에 달했습니다. 이에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 정부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문제 삼아 10월 14일부터 중국 소유, 운영, 건조 선박에 대한 항만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정책 변화는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5년 3분기 중국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1047만 톤으로, 전년 동기(2693만 톤) 대비 급감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493만 톤을 수주하며 꾸준한 실적을 유지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들어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대비 두 배가량 상승한 25.9%를 기록했으며, 중국의 점유율은 74.5%에서 58.8%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9월 한 달간의 실적에서는 한국이 3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40%를 차지한 중국을 바짝 추격했습니다. 또한 한국은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서 중국보다 두 배 많은 실적을 확보하며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위를 보였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며, “향후 중국에 집중되었던 발주 물량이 한국으로 전환되면서 과거에 빼앗겼던 시장 점유율을 더욱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